몇 년동안 앓아온 질병인 목디스크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1탄>에서는 일단 수술을 결정하게 된 계기부터,
수술 전에 증상이 어땠는지, 그리고 입원 전에
필요한 준비물 등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목디스크 증상은 나열하려면 끝도 없지만,
(매일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목디스크 심한 환자라면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연도별로 정리해본 후
입원 전 필요한 내용은 아래쪽에 정리해 놓겠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이런 것 했으면 좋을걸!'
하고 느낀 내용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길...
웬만해선 귀찮아서 썸네일 이런 거 안 만드는데
이번 목디스크 이야기는 정말 길어질 것 같아서 만들어 봤다.
'키츠네상의 먹고 노는 이야기' 라는
내 블로그 제목과는 전혀 맞지 않는...
키츠네상이 먹고 노는 걸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정말로 우울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서 쓰려니
지금도 마음이 조금 안 좋긴 하다.
그래서 이 목디스크~ 시리즈는
나와 같이 목디스크 때문에 고생하는 환우들을 위한
정보성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일기 성격을 띤 포스팅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댓글 창은 막아두려고 한다.
◾2019년 (목디스크 발병 및 급성기)
원래 나는 목이 안 좋았다.
요가, 무용 등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도
목 통증은 가끔씩 있었고
요가하다 삐끗하면 물리치료 받는 정도?
이때까지만 해도 목디스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9년도 상반기에 동네 마취통증의학과를
꾸준히 다니기 시작했다. 자세가 안 좋으니 도수치료도 병행했다.
그러던 중, 아마 봄이었을 것이다.
숨만 쉬어도 목이 아프고, 아예 목을 돌리는 것이 불가했다.
침만 삼켜도 목이 아파서 밥 먹는 것도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분명 이때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터졌을 것이다.
이때 MRI를 찍어봤어야 했는데....
마취통증의학과에서 3일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신경 주사를
맞아가며 버텼다. 물론 도수치료도 꾸준히 받았다.
통증이 줄었다가, 늘었다가 버텨가며 여름엔
유럽여행까지 다녀왔다.
여행 초기만 해도 목 잘 못 움직이고 오전엔 극심한 통증때문에
진통제 없이는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런데... 여행을 다녀와서 가을쯤?
급성기가 지나간 것인지 목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2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쯤 아플 때만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됐다.
◾2020년 (목디스크 증상 과도기)
왜 과도기냐하면, 전년도에 비해서
목을 움직일 수 있고, 통증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때 자세를 바로 하는 등 보존치료라는 걸
알고 고쳤더라면 수술까지는 안 가도 되지 않았을까...
그런데 코로나가 창궐하며 ㅋㅋㅋ
부쩍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늘어났다.
목 통증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오른쪽 손목이
뻐근하고, 팔이 조금 쑤셨다.
목디스크가 더 심해지는지도 모르고
목에 이어서 허리까지 통증이 생기며
심지어 왼쪽 발이 저리고 종아리가 아팠다.
2020년 하반기 이후로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허리에도 간간히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2021년-1 (디스크 판정)
1월이 되었고 이 당시에는
오른쪽 목과 승모근이 뻣뻣하며
산책 등 걸어다니면 굳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팔까지 통증이 많이 번지지는 않았지만,
견갑골~어깨죽지도 뻣뻣했다.
새로운 마취통증의학과로 옮겼고,
드디어 MRI를 찍어봤다.
목은 일단 2군데가 탈출됐다.
그 중 한 군데는 오른쪽으로 터졌다.
허리도 1군데 탈출됐다.
목보단 낫지만 터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다.
목은 아주... 심하다고 했다.
이 정도면 수술하는데 안 아팠냐고 의사가
계속 물어본다. 일단 목 오른쪽으로 주사를 맞았다.
그 뒤엔 허리도 아파서 허리에도 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주사를 맞아도 그때뿐이지,
왼쪽 목-승모근-견갑골-팔윗쪽-팔꿈치-팔 아랫쪽-손목
까지 통증 부위가 아주 넓어졌다.
예전엔 주사가 효과라도 있었는데,
신경차단주사를 2회나 맞았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
드디어 대학병원을 생각하게 된다.
◾2021년-2 (대학병원 방문 및 첫 입원)
대학병원 진료 예약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일단 유명하다는 의사들, EBS 명의들도 간간히 찾아봤다.
대기라도 걸어두고 다른 병원 가려고 했다.
그렇게 간 첫 번째 병원은 언급할 가치도 없으므로 삭제...
두 번째 병원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X레이와 MRI를 모두 본 결과
뼈 자람이 있다고 한다. 이를 골극이라고 한다고.
퇴행성이며 나이 들수록 뼈는 점점 더 자란다고 한다.
목 주변에 근육이 하나도 없다고 하시며,
MRI 상으로는 하나는 오른쪽으로 터져서 흘렀고,
다른 하나도 좀 튀어나왔는데 가운데로 튀어나와서
왼쪽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셨다. 비교적 최근에 터진 것 같다고.
일단 약 먹어보고 힘 빠지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오라고 하셨다.
진료본 뒤 물건을 쥐고 걸어다닐 수는 있지만,
근력이 10에서 2로 뚝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힘을 써도 매우 힘들고 피로함이 느껴져서
손이 달달 떨렸다. 어지러움은 덤...
다시 내원해서 MRI를 찍었지만 크게 악화된 증상은 없었다.
너무 힘들거나 하면 입원해보자고 해서 입원을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한 일주일 정도 입원을 했지만
크게 나아지는 건 없었다.
퇴원하면서 에나폰이라는 강한 신경약을 받았다.
여전히 청소기 한번 돌리면 팔이 덜덜 떨리는 상황이었지만
딱히 방도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여름쯤 대기를 걸어놨던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드디어 초진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나는 두 병원을 동시에 다니게 되었다.
강북삼성병원에서는 약을 주셔서 약을 먹었고
한림대에서는 처음에는 약을 주시지 않았다.
그나마 명의에 나온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다.
하반기로 갈수록 오른쪽 팔이 힘에 부치는 경험이 많아졌다.
난 오른손잡이인데
오른팔이 왼팔보다 가늘어지기까지 했다.
양치질하는 것도 지치고, 얼굴에 로션 바르는 것도 지치고,
무거운 거 드는 건 당연히 못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글 쓰고 그림그리는 건 꿈도 못 꿨다.
손이 달달 떨리면서 팔이 쑤시고 손이 저렸다.
피가 안 통하는 느낌, 물이 흐르는 느낌
여름부터는 재활운동 치료도 받았지만
도수치료와 마찬가지로 받을 때 뿐이었다.
보존치료? 스스로 나아지기는 하는 걸까?
이 분야에서 유명한 정선근 교수님
유튜브도 보고, 책도 사보고 따라도 해봤다.
항상 오른팔에 힘이 부족했다.
이 시기에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내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결정을 내리는 중이라 스트레스도 극심했다.
거의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구체적인 자살 방법도 많이 찾아봤다.
부모님께 짜증도 많이 내고 자주 울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도 참 죄송한 일이다.
◾2022년 (목디스크 보존치료 결심)
새로운 해가 되자
강북삼성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두 교수님 모두 공통적으로 말씀하셨다.
이 정도 기간 아팠고
약을 이 정도 썼는데도 안 나으면
마지막 방법은 수술이라고.
그래서 결정을 내렸다.
올해 말에 수술 날짜를 잡고,
그때까지 열심히 보존에 힘써서
그때까지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하기로...!
이제 병원을 선택하는 일만 남았는데
그 동안 오래 봐온 강북삼성 교수님도 실력자이시지만
EBS 명의로 유명하신 한림대만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교수님은 그동안 약도 안 주시다가
거의 22년 여름? 쯤 되서야 약을 주시기 시작했다.
척추 환자라면 누구나 아는 리리카라는 약도 포함됐다.
나름 최대한 바른 생활로 생활하려고 했고
짝꿍과 같이 운동 다니며 근력도 키웠다.
그런데 인바디를 찍어보는데ㅋㅋㅋㅋㅋ
똑같이 운동을 했는데도 오른팔만 근육량이 표준이하인 것.
다른 곳은 다 근력이 늘었다.
이걸 보며 '아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22년 12월~ 23년 1월 중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수술 날짜를 바꿔가다
결국 22년 12월에 한림대성심병원에서
김석우 교수님께 목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었다.
◾2022년 12월 (한림대 성심병원 입원 준비)
본격적으로 입원을 하기 전에
수술 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야 한다.
1. 목디스크 수술 전 검사
✅흉부 엑스레이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심전도 검사
✅폐기능검사 (나는 안 했음)
2. 목디스크 수술 전 해야 할 일
✅손톱, 발톱 메니큐어, 젤네일 모두 제거
✅메이크업 제거
✅귀걸이, 목걸이, 피어싱, 반지 등 귀금속 제거
✅렌즈 제거
✅수술 직전에는 틀니 등도 제거
3. 목디스크 수술 전 준비물
✅수건 여러 장
✅베개
✅휴지, 물티슈, 비데티슈(수술 후 변비 생김)
✅속옷 여러 장, 양말
✅비닐봉지, 지퍼백
✅슬리퍼 (안 미끄러운 바닥)
✅핸드폰이나 태블릿 등
✅핸드폰 거치대
✅핸드폰 충전기
✅귀마개 (자야 되므로... 필수)
✅블루투스 이어폰
✅샴푸, 바디워시, 클렌징폼
✅스킨, 로션
✅종이컵
✅물컵이나 텀블러
✅길고 꺾이는 빨대!!!! (필수)
✅드라이 샴푸 (필! 수!)
✅입원할 때 입고 가는 옷은
지퍼나 단추로 열고 닫는 옷
4. 목디스크 수술 전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최소 수술 3일까지는
환자 곁에 있어야함!!!!!!!
-내가 입원한 병동은 간호통합병동이 아니었다.
그래서 간병인을 따로 구하거나 보호자가
챙겨줘야하는 시스템이었다.
난 이걸 입원 하루 전에 알아서...
간병인을 구하긴 너무 늦었고 짝꿍이
보호자가 되어 수술 당일, 그 다음날 있어줬는데
정말 최소 3일은 곁에 있어야 되겠더라.
수술 하기 전에 꼭 본인 병동이 어떤 시스템인지
알아보시길 바란다.
미리 물어보지 않으면 말 안 해준다...
5. 기타
✅환자 본인과 간병인은 코로나 검사 받아야 함
✅입원 수속, 수술날 보호자 필수 동반
✅간병인 또는 보호자가 병원을 나갔다가 올 경우 코로나 재검사
다음 포스팅은 입원 후 수술 후기를 들고 올 예정이다.
혹시 빠뜨린 내용이 있으면 계속해서 추가하겠다!